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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병문제, 간병 스트레스가 야기하는 범죄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2. 18:46

    지난 2016년, 도쿄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군마현의 강가에서

    80대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부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범인이 붙잡혔는데요.

    범인은 바로, 노부부의 40대 딸이었습니다.

    도대체 그녀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걸까요?

    언뜻 보면 폐륜적인 사건처럼 보이는데요.

    그녀의 살해 동기가 밝혀진 이후,

    일본 여론은 그녀만의 문제가 아닌,

    일본 사회의 문제로 프레임을 바꿨죠.

    그녀가 10년 전

    치매에 걸린 모친을 돌보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뒀지만, 생계가 막막해지자

    동반 자살을 선택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일본에서는

    간병 스트레스가 야기하는

    간병 범죄가 심각합니다.

    2013년에서 2016년 8월까지

    간병 중 환자가 자살하거나

    환자가 살인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된 사건이

    179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죠.

    도대체, 간병에 어떤 문제가 있길래

    사람들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것일까요?

     

    사진출처 헬스경향

     

    일본에서는 간병공포가 극대화되는 시기를

    2025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1차 베이비부머가 모두 75세 이상으로 접어들며

    본격적인 후기고령자료 재편되는 때가

    2025년이기 때문인데요.

    통상 후기고령자에게서는

    노화로 인한 각종 질환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간병 수요는 급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간병 서비스 공급자가 늘어나면 모르겠으나,

    현 상황에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저렴하고 서비스품질이 좋은

    공공시설에 들어가려면

    2~3년간 대기해야 하는 것은 보통이구요.

    심지어 중증이 아니면 입소가 힘든 경우도 많죠. 민간시설이 대안이지만

    그마저도 녹록하지 않습니다.

    특히 경비 부분이 그러한데요.

    공공시설이 월평균 10만 엔대 초반에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반해

    민간시설은 월 평균 26만 엔을 지불해야 하죠.

    결국 간병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인겁니다.

     

    문제는 가족에게 전가된 간병 부담이

    육체적, 시간적 부분을 넘어서

    결국 금전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건데요.

    일본 국민생활기초조사에 따르면

    간병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고령자의 21%가

    가족의 종일 간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말인즉슨, 전부는 아니지만

    간병하기 위해 퇴직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텐데요.

    실제로 일본에서 간병퇴직자는

    연간 10만 명 전후로,

    이미 지난 10년 누계가

    100만 명이나 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간병으로 인한 퇴직은

    금전문제로까지 이어지게 되는데요.

    심할 경우, 빈곤으로 빠져

    가족이 해체되기까지 합니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는

    간병지옥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을 정도죠.

     

    자, 이렇게 간병문제가 심각해지자

    일본에서는 새로운 풍경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요컨대 간병 신풍속도죠.

    먼저 ‘요비요세’입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모셔오기’정도가 될 텐데요.

    과거였다면 부모의 간병을 위해

    자녀가 고향으로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75세 이상 일본노인의

    수도권 전입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는데요.

    경제력이 뒷받침되면 도쿄로,

    좀 부족하면 수도권에 정착하는 식입니다.

    물론 동거는 아닙니다.

    통상 자녀세대와

    도보로 왕래가 가능한 지역으로 정착하는데요.

    독립생활을 보장하면서

    간병의 편리성을 감안한 선택이죠.

    이 때문일까요?

    고령자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부가된 임대주택인

    서비스부가고령자주택의 공급량이

    최근 5년 만에 4만 채 가까이 늘었을 정돕니다.

    그런가 하면 ‘노노간병’도

    최근 일본에서 많이 보이는 간병 신풍속도입니다.

    아픈 고령자를

    건강한 고령자가 돌봐준다는 개념인데요.

    같은 세대의 간병인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심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병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은퇴이후 근로소득이 단절된

    취업희망자 입장에서도

    간병직업은 괜찮은 선택이죠.

    그래서 일부시설은

    고령 간병인의 경험부족, 체력불안 등을 감안해

    청년간병인과 역할을 분담시켜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 청소 등 가벼운 업무는

    고령 간병인이, 입욕, 배변 등

    신체능력이 필요한 업무는

    청년간병인에게 맡기는 식이죠.

     

    자, 어떻게 보셨나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일본정부는

    ‘간병퇴직 제로’라는 기치 하에

    간병보험이나 간병휴가 등 관련 제도를

    손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상황일까요?

    일본의 간병문제를

    남의 나라 문제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의사가 진단한

    만성질환을 3개 이상 가지고 있는 고령자가

    전체의 46%에 달하고 있고,

    월평균 병원방문 횟수는

    2.4회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의 수발을 들고 있는

    사람 대부분(92%)이 가족인 것으로 나타났죠.

    결국 일본이 겪고 있는 간병문제가

    한국도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일 텐데요.

    간병문제가

    상상을 초월한 후폭풍을 가져오기 전에

    대비할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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