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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인 히트 상품 이탈리아 주방용품 명가 알레시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3. 21:31

    여러분 혹시 무용수 안나를 아시나요?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거나, 어쩌면 이미

    만나본 분도 계실 텐데요.

    <안나>는 사람이 아닙니다.

    건축 디자인의 거장 알레산드로멘디니가

    무용가인 부인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고 만든 와인 오프너인데요.

    와인을 마시기 전 설렘을

    표현하는 것 같은 이 제품은 1분에

    한 개씩 판매되었다 할 정도로 유명한

    세계적인 히트 상품입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이탈리아

    주방용품의 명가 알레시의

    대표작이기도 하죠.

    이탈리아에서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있는

    베르바노 쿠시오 오솔라 지역은

    18세기부터 금속분야 장인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알레시 가문 또한

    독일에서 주석합금을 다루는

    기술을 배운 후 이 지역에서

    금속세공 공방을 운영했는데요.

    주석합금이나 놋쇠로 문고리 장식 등을

    비롯한 소소한 작품을 만들던

    지오바니 알레시는 1921년

    오메냐 지역에서 동생과 따로

    공방을 열게 되었습니다.

    <오메냐의 알레시 형제들>이란

    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한 것이죠.

    손재주가 좋은 알레시 형제는

    품질 좋은 제품으로

    금세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진출처 그린컴퓨터아트

     

    형제가 만든 양은 찻잔 세트를

    비롯한 놋쇠에 니켈을 입힌

    술병 받침대, 치즈쟁반세트는

    다른 지방에서도 앞다투어

    주문할 정도로 유행을

    선도했는데요. 수많은 공방 사이에서

    알레시가가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지오바니 알레시는 무모하다 할 만큼,

    발칙한 도전을 즐기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여인들이 주방에서 사용하는

    작은 용품 하나 하나에 독특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어 했죠.

    1945년 알레시는 포탄의 곡선을

    그대로 살린 주전자 세트<봄베(Bombe)>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Bomb은 이탈리아어로 폭탄을 뜻하는데요.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군에 금속장식이나 기계부품을

    납품하면서 착안한 아이디어를

    주방용품에 접목시킨 것이었죠.

    그러나 당시 상황에서 바라 볼 때,

    군사무기 포탄이 연상되는

    주전자를 만들었다는 것은 매우

    발칙한 시도였습니다.

    2차 세계 대전에서 연합군에게 엄청난

    포탄 세례를 받고 항복한

    이탈리아인 집안에 포탄을

    들여 놓는다는 것 자체가

    상상 할 수도 없는 일이었으니말이죠.

    그러나, 판매대에 오른 봄베세트는

    모두의 예상 뒤엎었습니다.

    포탄에서 따온 부드러운 곡선이,

    오히려 푸근함을 연상시켜

    아내의 정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평가를 듣게 된 것이죠.

    알레시 기업 내에서도

    최고의 상품으로 꼽는 봄베세트는

    현재 뉴욕현대미술관에

    전시되어있을 정도로,

    기념비적인 예술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창업주 지오바니가 가정용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금속기술을 융합하여

    품질을 완성하였다면,

    아들 카를로와 에토레는 금속을

    떡 주무르듯 만지면서 이탈리아식

    디자인의 원형을 창조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손자 알프레도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함께 대중에게

    친숙한 제품을 만들어 냈죠.

    철사처럼 가늘고 길게 뽑은 스테인리스를

    엮어 만든 과일바구니 와이어 바스켓을

    비롯해 주전자를 불에 올려놓고 깜빡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하는 주전자까지.

    디자인과 효율성이 월등히 앞선

    상품들을 연이어 소개하면서,

    알레시는 150년간의 고공행진을

    이어왔는데요. 유행에 민감해

    금방 식어 버리는 대중적 취향을

    오랜 시간 충족시킬 수 있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요?

    첫째, 바로 끊임없는 C&D입니다.

    C&D란 내부의 지적재산과

    외부의 지적재산을 결합하는

    개방형 연구개발을 말하는데요.

    알레시의 독특한 점 중 하나가

    바로, 사내엔 디자이너가 단 한명도

    없다는 점입니다. 내부에

    디자이너가 있을 경우 조직화 등의

    다양한 문제가 생겨날 수 있어

    창조적 ‘감’을 잃어버릴 수 있는

    우려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늘 새롭고, 창의적인 디자이너의

    생각을 그 때 그 때 공급받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게 하자는

    주의인거죠. 그 결과 에토레 소트사스,

    리처드 사퍼 등의 건축가들과,

    순수예술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

    다방면의 천재들과

    손을 잡을 수 있었는데요.

    서두에 말씀드린 공전의 히트작

    ‘안나’ 역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건축가의 손에서 탄생한 주방용품입니다.

    두 번째는, 바로 실패를 다루는 방식과

    관점이 남들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여러분, 만약 여러분이 제품을 출시했는데

    남들의 비웃음을 사거나 철저히

    외면 받는다면 그 제품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부분 쓰레기통에 처박고

    다신 꺼내보고 싶지 않으실 겁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도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이 되겠죠.

    그러나 알레시는 달랐습니다.

    실패한 제품을 모두 모아

    실패 박물관을 만들었는데요.

    알레시에서 제품을 개발하거나

    출시를 앞둔 팀원들이 있다면,

    이곳에 방문해 실패한 제품을 보며

    미팅을 하는 것이 필수라고 합니다.

    실패원인을 다시 곱씹어 보고

    이를 거울삼아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디퍼런트>의 저자 문영미 교수는

    일탈브랜드의 대명사로 알레시를

    꼽았습니다.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의해 새로운 의미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일탈브랜드인데요. 알레시의 기괴하고

    발칙한 디자인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했고,그것은

    주방용품을 예술작품으로까지

    승화시켰다는 것입니다.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

    우리는 어떤 일탈로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을지, 알레시를 통해

    한번쯤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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