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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 꽃집이 많은 이유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2. 16:06

    일본을 종종 방문하곤 하는데요.

    그럴 때 마다 이것은 좀 특이한데?..라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꽃집이 진짜 많다는 건데요.

    역세권이든 주택가든 어디를 가도

    꽃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일본인은 꽃을 좋아하는가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데 이것이 고령사회를 의미하는

    시그널로 볼 수도 있습니다.

    과연 일본의 꽃집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일본 꽃집

     

    일본에는 특유의 꽃꽂이 문화가 있어

    꽃 수요가 우리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만

    화훼시장 규모 자체는

    꾸준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1990년 후반에만 해도 일본의 화훼시장 규모는

    6000억 엔대였는데,

    지금은 4200억 엔대로 축소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다시 말해, 꽃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일 텐데요.

    이것만 봐도 일본에 꽃집이 많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런데요. 이에 대해 일본 화훼업계는

    크게 위축되는 모습은 아닙니다.

    바로 고령인구 그 중에서도 여성 고령인구 때문인데요.

    비록 경제적 효용은 없지만

    적적한 노후생활을 달래 주는데 효과가 좋아

    이들이 꾸준히 꽃을 산다는 겁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나이 지긋한 여성이

    화려한 포장지가 아닌

    신문지에 싼 꽃다발이나 화분을 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선물용이 아닌, 본인이 직접 사용하려는

    본인수요라는 것이죠.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긴 일본 여성들에게,

    꽃은 위안품목으로 제격인 셈이었던 겁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서

    꽃집만큼이나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병원입니다.

    그 중에서도 정형외과가 유독 자주 보이는데요.

    소아/산부인과가 없는 기초지자체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정형외과가 없는 동네는 없을 정돕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이유는 간단합니다.

    신체가 노화될수록

    정형외과적인 치료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죠.

    같은 맥락에서 간병을 목적으로 하는 데이케어 업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셉니다.

    휠체어 채로 차에서 오르내리며 간병치료를 받는 풍경도

    일상사로 자리 잡았을 정도죠.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에서 꽃집과 병원은

    고령사회에서 잠재력을 갖춘 업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것도 거동이 자유로운 고령층에게나

    각광받는 업종일 뿐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거동이 어려워지기 마련인데요.

    거동이 힘들면, 꽃을 사거나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죠.

    실제로 일부 고령자는 이런 이유 때문에

    집에 고립돼 생활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상황과 맞물려

    최근 발달하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음식배달 서비스입니다.

    한국이야 배달은 일상적인 것이지만,

    원래 배달문화가 약했던 일본에서

    이 서비스가 발달하고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풍경은 아닌데요.

    흥미로운 것은, 일본에서는

    스시업계를 중심으로 배달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에서 스시는 젊은이가 아닌,

    고령층인구에게 인기가 높은 음식인데요.

    몸이 불편해 쇼핑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에게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었겠죠.

    결국 고령화로 인한 불편, 불만, 불안이

    자연스럽게 시니어마켓으로 연결돼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업종을 탄생시키고 있는 겁니다.

     

    향후 고령자는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추셉니다.

    더군다나 일본은 고령자가 젊은 층보다

    부유할 확률이 높습니다.

    고령자를 위한 업종이 내수시장의 변두리에서

    가운데로 이동하고 있는 이유일 텐데요.

    이를 인식한 일본 내수업계는

    고령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죠.

    일본사회의 여론도 고령층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동의하지 않는 정책은

    힘을 받기조차 어려울 정돕니다.

    도심폐교가 노인주거시설로 바뀌는 건 일상다반사구요.

    또 도쿄주택가에선 공원을 없애고

    아동을 수용할 보육원, 유치원을 만들겠다고

    방침을 정하기도 했는데요.

    고령층이 휴게공간을 없앤다고 반발해

    세대 간 감정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죠.

    이런 상황에서 민간시설은 말할 것도 없겠죠.

    백화점, 편의점은 물론 카페, 식당마저

    고령고객을 확실하게 배려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진 상탭니다.

    향후 내수시장은 더욱 고령층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이야기겠죠.

     

    자 어떻게 보셨나요?

    한국은 이제 고령사회 초입에 들어섰습니다.

    아직 일본처럼 고령자 대상 상품, 서비스가

    널리 자리 잡지는 못했습니다만,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변화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1차 베이비부머인 형님 격인 1955년생이 2020년이면

    정년연장의 수혜조차 벗어나는 65세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이들 700만 젊은 고령층을 잡으려는 시장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텐데요.

    만약 고령사회가 내수시장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하다면

    고령층에게 위안을 주거나

    고령층의 불편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일본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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