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주목해야 할 소비트렌드, 언택트(Un+tact)란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6. 18:31

    국내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에 입장하면 두 가지 바구니가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해요’ 바구니를 든 고객에게는 점원이 다가가 제품을 추천해주고 상담 서비스도 실시합니다. 반면, 고객이 ‘혼자 볼게요’ 바구니를 들면 점원은 먼저 말을 걸지 않습니다. 고객이 들어오면 먼저 말을 걸고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친절한 서비스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손님의 혼자 있는 시간을 인정해주는 ‘침묵’의 서비스가 새로운 쇼핑 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인데요.

     

    이제 소비자는 구매를 위해 더 이상 점원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택배 아저씨를 기다리지도, 매점에서 점원을 찾지도 않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지요. 이러한 무인(無人) 서비스를 함축하는 키워드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사람과의 접촉, 즉 콘택트(Contact)를 지운다는 의미에서, 언택트(Un+tact)라는 이름이 붙여진 트렌드입니다.

     

    그렇다면 언택트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될까요? 우선, 2018년, 다양한 키오스크가 등장할 것입니다. ‘커피만’이라는 서울의 자그마한 커피숍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고객을 맞아주는 건 사람이 아닙니다. 무인단말기인 키오스크입니다. 화면을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커피와 샷 추가 유무, 얼음의 양과 커피 컵 사이즈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일반 커피점의 1/3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대기 줄이 짧기 때문에 결제 후 3분 안에 커피를 들고 가게를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많은 인적 서비스가 로봇으로 대체되는 현상도 언택트 트렌드에 표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일부 호텔에서는 무인 포터 서비스가 운영 중인데요. 실리콘밸리의 로봇벤처회사인 사비 오크(Savioke)는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해 투숙객이 프런트에 부탁하는 물건들을 전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투숙객이 프런트에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릴레이’라는 이름의 로봇이 수건, 칫솔을 가져다줍니다. 투숙객 입장에서는 사생활 노출 걱정을 덜고 편하게 각종 룸서비스를 주문할 수 있게 된 셈이지요. 룸서비스 로봇의 도입은 호텔 직원과 얼굴을 마주치기 싫은,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로봇이기 때문에 팁을 주지 않아도 되는 건 덤입니다.

     

    마지막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서비스가 언택트 기술로 들어옵니다. 365일 24시간 언제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챗봇 서비스도 기본적인 메신저 수준에서 벗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로 대화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상품 추천과 구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있는데요. 롯데닷컴 ‘사만다’는 질문 메시지에 따라 최적의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쇼핑 도우미입니다.

     

    이 인공지능 챗봇은 소비자가 ‘엄마에게 선물할 스카프 추천해줘’라고 요청하면, 문장 안의 ‘엄마’라는 단어에서 40대 이상이라는 연령대와 여성이라는 성별값을 찾아내고, 해당 고객층이 선호하는 상품 카테고리를 분류해 냅니다. 그리고 롯데닷컴 내 70여 개 카테고리, 200만 개 상품 중 ‘생일’, ‘선물’과 같은 키워드와 매칭 되는 인기 검색 결괏값을 추출해 보여줍니다.

     

    이런 언택트의 시대,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제 소비자들이 언택트 기술에 익숙해지고, 나아가 편안하게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면에 존재하는 언택트 기술은 소비의 각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섬세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미국 모바일 리서치 회사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약 24%의 사람들이 화가 나거나 불만이 있을 때 챗봇의 응답이 불만을 더 키운다고 답했습니다. 감정적인 부문에서는 기술적인 해결보다 사람의 접촉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또한 적절한 시점에 고객에게 나만을 위한 맞춤의 서비스라는 인식을 제공해 만족감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소비자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빠른 속도로 변하는 지금, 기술을 통한 가치 제공은 언제 어느 시점에서 컨택트(연결)하고, 어떻게 언택트 하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질 것입니다. 특히 언택트 기술을 낯설어 하는 ‘디지털 이주민’인 시니어 소비자들의 거부감과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는 쉬운 인터페이스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언택트 기술을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한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 문제도 대두될 것입니다. 고객 세분화를 실시할 때, 나이, 성별, 소득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기준뿐만 아니라, 언택트 기술을 선호하는지 선호하지 않는지, 혹은 언택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와 같은 기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따라서 언택트를 설계하고 도입할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소비자 지향적인 시나리오에 기반한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될 것입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굳이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기술로 대체하고, 대면접촉이 더 필요한 곳에는 전문 인력을 재배치하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가령, 롯데백화점이 도입한 ‘스마트 쇼퍼’ 기술은 소비자가 ‘쇼퍼’ 단말기를 들고 다니며 원하는 상품의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됩니다. 매장 출구의 무인 계산대에서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되면 구매한 제품은 알아서 집으로 배달됩니다.

     

    이러한 시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대면 서비스는 어디에 놓여야 할까요? 이런 관점에서 언택트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이 재설계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즉, 그동안 무료로 인식됐던 “인적 서비스”가 프리미엄화 되면서 차별화의 핵심요소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도 큽니다. 사람이 해 왔던 서비스를 일정 부분 기술이 대체하는 언택트 시대, 결국 미래에는 기술로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새롭게 탄생해야 할 것입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