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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발명 일본이, 상품화는 다른 나라가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2. 22:07

    철강 고로, 트랜지스트 라디오, 반도체, 액정.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모두 일본기업이 원천기술을 들여와

    상품화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렇듯, 일반적으로 일본기업들은

    구미의 원천기술을 토대로

    일본식 응용, 개발을 거친 상품화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것에 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초 발명은 일본에서 했는데

    일본에서 상품화가 되지 않아

    시장을 다른 나라 기업들에게 빼앗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 닛케이 비즈니스는 여러 사례를 들면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우리 기업들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 발명한 워크맨

     

    먼저 에어백의 사례를 보죠.

    에어백이 세계 최초로 실용화가 된 때는

    1980년 독일 벤츠사로부터입니다.

    이후에 스웨덴 자동차부품메이커

    오토리브사가 양산을 개시해,

    지금은 약 4조 5천억 엔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는데요.

    그런데 이 에어백의 시초는 독일이 아닌 일본입니다.

    1965년 건설장비업체를 경영하던 고호리씨가

    화약의 힘으로 순식간에 쿠션을 부풀려,

    사고 충격으로부터 승객을 보호하는 원리를

    발명한 것이죠.

    그러나 당시 이런 원리는 일본 자동차업계에서

    웃음거리에 불과했는데요.

    특히 화약을 사용하는 것은

    소방법에 저촉돼 실용화가 어려워지자

    고호리씨는 결국 상품화를 포기하고 말았죠.

    만약 당시에 관민일체가 되어

    상품화 노력을 기울였다면

    4조 5천억 엔 시장의 대부분을

    일본기업이 가져갈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런 사례는 또 있습니다.

    3D프린터의 전신인 광조형법을 처음으로 발명해

    특허 출원한 것은 1980년 당시

    나고야시공업연구원이었던 고다마씨인데요.

    발명을 공표해도

    학회나 업계가 전혀 주목하지 않아

    개발을 포기하고 말았죠.

    현재 약 3조 엔에 달하는 시장을

    지금은 미국의 스트러트시스社와 3D시스템즈사가

    석권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로봇청소기는 1979년에 닌텐도가,

    웨어러블 워치는 1974년 카시오,

    드론은 1974년 키엔스 등등,

    닛케이 비즈니스는

    일본국내에서 발명한 제품을

    상품화하지 못해 방치한 제품의 시장규모가

    약 60조 엔에 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최근 들어 일본기업에서

    과거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20년과

    무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거 일본기업들은 미국기업과 비교했을 때

    장기적 관점의 경영이 큰 특징이었습니다만,

    최근 기업경영이 어려워지자

    단기성과 중시 경영으로 돌아선 기업들이 많습니다.

    단기성과를 과도하게 추구한 나머지

    장기적 시점에 선 제품개발을

    회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죠.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3년이 아니라 1년 만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안건들에만

    주로 매달리고 있는 겁니다.

    또 수익보다는 리스크를 과대평가하는 것도

    그 배경인데요.

    새로운 제품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인데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나머지

    리스크를 과대평가하는 거죠.

    게다가 여러 가지 기술을 조합하는 것은

    이노베이션이 아니라는 풍토도

    그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경영상의 문제점은

    그대로 개발현장의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선, 개발현장에서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하는 것을 꺼리는

    연구 풍토가 만연합니다.

    발명이 상품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도전이 필요한데

    최근 일본기업 연구자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기존기술의 개선에 더욱 매달리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는 건데요.

    도전하는 자는 낙오하고

    도전하지 않는 자가 출세하며

    상사의 지시에 따라야 진급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상사 역시 부하에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잘 허용하지 않습니다.

    부하의 실패는 자신의 출세 길을

    막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상사의 단기성과 중시, 리스크 회피,

    완벽주의 추구의 경영방침이 결국

    연구원들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저해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10년이나 근무한 연구자가

    자신이 관여한 제품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또한, 계획 세우기만을 좋아하는

    일본기업의 문화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Plan, Do, Check, Act

    즉 PDCA 프로세스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하는데요.

    일본기업들은 플랜만 중시하다 보니,

    신상품을 개발하면

    확실하게 팔릴지 상세한 계획을 만들라고

    요구합니다.

    때문에 개발부의 전원이

    계획 만들기에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연구 풍토는

    결국 연구시간을 단축시키게 되겠죠.

    계획 세우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하게 되니

    정작 중요한 연구시간이 줄어든다는 겁니다.

    문부과학성 조사에 의하면

    일본 연구원의 직무시간을 100으로 했을 때,

    연구하는 시간은 과거 47 정도였으나,

    2013년에는 35시간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자! 최근 소니의 워크맨이후

    참신한 일본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아마 그 배경에는 일본기업의 경영방침 변경과

    연구개발 현장의 훼손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경영환경이 변하면

    불가피하게 경영방침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개발 현장은

    한 번 손상되면 그 복원이 쉽지 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이를 감안해

    기업경영에서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를

    일본기업을 반면교사로 삼아

    교훈을 얻기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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